우리집은 주로 독일티비프로를 보는 편인데, 최근에 시작한 프로중에 Der Bachelor 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남자1명에 여자 22명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쓰고 방송이 다 그렇지 뭐 라고 읽는다) 을 찾아가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인데(마지막에 한사람이 최종선택 되었다고 하더라고 실제 연인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방송은 방송일뿐! 참가자들은 유명해지고 싶어서 지원하는 애들이 대부분이다.), 올해의 베츨러는 미스터 독일 2014 였던 올리버 잔네가 맡았다.
원래는 육덕터지는 몸매의 소유자 였으나, 긁어보니 복권당첨!
22명의 여성참가자로 시작해서, 매 회 베츨러가 다음 턴으로 이어가고 싶은 여성 참자가들에게 장미를 건네주고, 장미를 받지 못한 참가자는 탈락하게 되는 형식이다. 매 턴마다 받게 되는장미의 수는 한정 되어있다. 그러므로 여성참가자들의 경쟁이 박 터질수 밖에 없다. 첫 회는 첫 만남이 있던 그 날 저녁 바로 22명 중 5명이 탈락하는 상황이었는데, 올해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여성참가자가 있으니 바로 리사! 이언니 완죤 짱 멋있음!
짧은 저녁시간동안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고 드디어 장미의 선택이 다가오는 순간, 장미를 나눠주기 바로 직전에, "너랑 오늘 얘기해보니까 우린 안 맞는거같다" 며 당당히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온 그녀! 나 완전 소파에서 일어나서 박수 칠 뻔! ㅋㅋ
물론 그냥 조용히 있다가 장미를 받을 수도 있었고, 어쩌면 못받었을 수도 있었을 거다. 그리고 장미를 받았거나 못받았거나 이건 그냥 프로그램의 규칙이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었을 거다. 하지만 장미 받기를 거부하며 스스로 떠나는 그녀의 모습은, 이 프로의 기본 전제 "모든 여성참가자는 베츨러에게 선택받기를 원하며, 여성참가자들은 수동적으로 장미를 받기만 할 수 있다" 를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다. 짜여진 판 안에서 이루어지는 리얼리티 쇼의 아주 처음의 순간에, 그녀는 장미를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여성에서, 장미를 거부하는 능동적인 여성으로 -적어도 본인 감정에 솔직했다는 자존심은 지키며- 이 웃기는 리얼리티 쇼에서 아름답게 퇴장한 것이다. 원하지 않으면 No라고 말할 수 있는 그녀의 용기에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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