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0일 화요일

2013 한국 방문

- 부산 김해공항에 내렸다. 경전철을 탔는데 안내방송이 "이번 내리실 역은 덕두, 덕두 입니다. the next stop is 독~뚜~~ 독~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발음 왜 이래 ㅋㅋㅋㅋㅋㅋ 하필 역이름도 덕두 ㅋㅋㅋㅋㅋㅋㅋㅋ 잊혀지질 않네 ㅋㅋㅋㅋㅋ

- 체류기간이 짦아서 스케쥴은 늘 full 이었다. 서점에 갈 시간도 없어놔서 지하철에서 만델라 평전을 구입했는데,(그런데 유럽 돌아오는 날 만델라 타계. 지인이 너 이 책 알고 샀냐며;;) 그러고 보니 대한민국 지하철은 정말 대단한 곳이었다. 책 뿐만 아니라 화장품, 의류, 음식 등등 별별 제품을 다 만날 수 있는 곳이 대한민국의 지하철이었다. (하기사 유동인구만 따져도 지하철 노점은 정말 대단한 상권이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품목들도 종종 있다. 예를들면 선물로 늘 인기가 좋은 지퍼넥타이. 3개에 만원하는 이 상품은 지하철 노점 말고는 살 수 있는 곳이 없어서, 나는 이걸 사러 구지 가지 않아도 될 역인 종로 3가까지 지하철로 돌아 가야만 했다. 

-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옷은 대부분 패딩. 대개는 패딩. 많이들 패딩. 패딩패딩패딩 뿐이었다. 집에 온 다음날, 엄마가 날 데리고 백화점에 가서 사준 옷도 패딩이었다. 패딩을 많이 입기 때문에 패딩을 많이 파는 것인지, 모든 브랜드가 패딩상품을 내놓기 때문에 사람들이 패딩만 입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외국사람들은 동양인의 얼굴구분을 잘 못하는데, 입는 옷까지 획일적이니 우린 아마 더 구분하기 힘들어졌겠지? ㅋㅋ 한국에서 유행 이라는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 다시금 확인했던 순간. 물론 나도 그 패딩을 지금 잘 입고 있지만 ㅋㅋ

- 명동에서 길거리 좌판에서 맘에 드는 귀걸이를 골라 아주머니에게 건냈는데 아주머니가 만천원을 부른다. 내가 좀 많이 고르긴 했지만 만원은 안 넘어 갈 것 갔았는데 한국말로 다시 물으니 팔천원이란다. 아주머니한테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 외국인인줄 알았다며 (아니 이게 말이야 방구야 =_=)내년에 우리 식구들 이 부근에 떨궈놓을려 했는데 바가지 안쓰게 교육 잘 시켜야 겠네...

- 강남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12월인데도 거리에서는 단 한 번도 캐롤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다. 연말연시 분위기도 나지 않았다. 경기가 그만큼 안 좋다는 이야기 일까? 강남은 사람들로 꽉 차있는 모습이었지만, 사람들의 얼굴 속에서 연말연시의 기쁨이나 여유 같은 단어는 읽을 수 없었다. 자선냄비의 종소리는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로 공허하게 메아리 쳤다. 그 종소리가 너무나도 삭막하게 들려 듣는 내가 짜증이 다 날 정도 였다. 서울의 크리스마스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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